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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스트레스, 당연한 일이 아닌 이유
2017-12-22

 

저는 두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아빠이자 심리학 칼럼니스트 강현식입니다.

자녀에게 미치는 아빠의 영향이 엄마 이상이라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어 첫 아이부터 엄마 못지않게 자녀 양육에 참여하고 있죠.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놀거나 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습니다.

또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집안 분위기까지 안 좋아지기도 하죠.

아빠의 스트레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빠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유형별로 나누고, 나름의 해소방법을 제안해 보겠습니다.

 

첫째, 집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

  “직장인인 저는 요즘 괴롭습니다.

  직장에서 잘 나갈 때는 회사일도 즐거웠고, 집에서 아이들이랑 지내는 것도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큰 일을 맡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집에서도 아이들한테 계속 화를 내게 됩니다.

  이럴 때마다 죄책감이 듭니다. 전처럼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이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집 밖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들어왔다면,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아내나 자녀들을 대할 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아빠들은 나름의 해소방법이 필요하죠.

  어떤 아빠들은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고, 운동이나 낚시 같은 야외활동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풉니다.

  그런데 어떤 방법이든 가족과 동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 안에서 더 소외될 수 있어요.

  가족과 함께 즐겁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가지라는 것이지,

  스트레스 해소에 집중하느라 가족과 멀어지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꼴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분명하게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다시 자녀들과 함께 하면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자녀들은 아빠의 사랑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5살 아들의 아빠인 제게 요즘 고민 하나가 생겼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함께 뒹굴면서 놀았는데,

아이가 조금씩 커갈수록 새로운 놀이를 하자고 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할 만한 놀이를 찾아보고 준비해서 시작하면, 아이는 자기 멋대로만 하려고 합니다.

놀이의 규칙도 어기고, 모든 것을 자기 맘대로만 하려 하죠.

그럴 때 놀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점점 스트레스를 받고, 아이에게도 화를 내게 됩니다.

아이도 점차 아빠와의 놀이를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일이나 과제 지향적인 성향의 남자들은 놀이나 양육을 일종의 일처럼 느낍니다.

일은 잘 해야 하고, 그래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와의 놀이를 비롯해 양육도 잘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양육은 일이 아닙니다.

또한 놀이가 반드시 성공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놀 때 주도권을 아이에게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놀이의 주인을 아이라고 생각하고, 아빠는 손님이 되는 것이죠.

손님은 주인이 제시하는 룰에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놀이가 성공적이지 않아도 마음이 한결 편합니다.

 

셋째, 아내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연상연하 커플이자 2살과 4살 두 딸의 아빠인 저는 아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양육에 참여하는데, 계속 핀잔을 주기 때문이죠.

제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거나 씻길 때, 그리고 밥을 먹일 때마다 옆에서 계속 가르치고 잔소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자립적으로 행동하도록 양육해야 한다는 저와 달리,

어렸을 때는 부모가 해줘야 한다는 아내의 양육 원칙이 충돌할 때마다 싸우게 됩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냥 양육에 참여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니면 끝까지 싸워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양육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많아지면서 아내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양육에 있어서 아빠와 엄마의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심리학 연구는 아빠의 영향과 엄마의 영향이 아이에게 다른 방식으로 미친다고 합니다.

아빠는 아이의 정서를 자극(놀이)하고, 엄마는 아이의 인지(지적인 부분)을 자극한다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 엄마와 아빠는 누가 옳고 그르냐는 식으로 서로 대립하지 말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의견을 조율하여 자녀를 양육해야 합니다.

만약 아빠가 생각하기에 아내의 방식이 좋지 않다고 느껴져, 아내와 싸우고 갈등하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자녀를 양육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될까요?

이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녀 양육을 주제로 한 부모의 싸움은 자녀들에게 불안과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내와의 충분한 대화로 균형 있는 양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양육은 자녀를 두고 부부가 경쟁하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마세요.

 

 

글쓴이 : 강현식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의 심리상담센터 대표

<아빠 양육>, <아빠 효과> 저자